특별히 놀기

드디어 Football 경기장

바리차 2016. 9. 6. 08:20

9/1/2016 Uconn Kickoff Game, Pratt & Whitney Stadium at Rentschler Field

5년만에 드디어 풋볼 경기장 입성. 바리따씨가 faculty/staff에게 주는 시즌 첫 경기 입장권을 받아왔다. Uconn이 그리 잘하는 팀이 아니라 마이너한 느낌이 물씬 나지만, 알바니 경기장 보다는 훨씬 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니 신이 났다.

풋볼 보러 가야지~ 5년 내내 노래만 했더랬다. 미국에 온 후 '보러 가야지~' 타령 중에 가장 먼저 성사된 것이다. 아직도 야구 보러 가야지~ 농구 보러 가야지~는 타령만 하는 중이다. 아무래도 공짜표가 생기니 별 고민 없이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사실 풋볼은 마음만 먹으면 양껏 즐길 수 있는 스포츠였다. 바리따씨가 박사과정을 했던 PSU의 유명세는 풋볼이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무방할 듯 한데 (동의?), 지금은 고인이 되신 그 유명한 페터노 (Joe Paterno) 감독 덕분이었다. (얼마나 잘 하는 팀이었는지는 바리따씨가 설명하기 바람. 맨유의 퍼거슨 정도였나?) PSU의 풋볼 경기장은 MSG 좀 쳐서 상암 월드컵 경기장만했는데, 바리따씨의 말에 의하면 경기가 있는 날은 센트럴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사람들이 다 모이는 것 같다고 했다. 페터노 감독은 팀코치 성 스캔들 + 암투병으로 말년이 순탄치는 못했지만, 내가 막 학교 구경을 간 5년 전만 하더라도 그 지역의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다. 바리따씨는 학교투어를 시켜준답시고, 페터노 동상, 페터노 빌딩, 페터노 아이스크림 등등 페터노 패키지를 자랑스레 늘어놓았다. 그리고 페터노 장례를 치르던 2012년, 학교에 줄지어 온 문상객 사진을 보내며 그를 애도했다. 어쨌건, 요지는 PSU 풋볼팀이 워낙 유명해서 연애시절 풋볼 보러 가야지~ 타령을 꽤 자주 했는데, 실상은 한 번도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리따씨 기억으로는 표 값이 '너무 비싸서' 였던 것 같다. 실제로 Uconn 경기가 있었던 날, 여기 표 값과 PSU 경기장 표 값을 비교해보니, 제일 싼 표가 $15 vs. $100 이었다는...


흐린 날씨에도 tailgating을 즐기는 팬들

경기 시작 전 tailgating이 허용된다고 하길래, 구경도 할겸 조금 일찍 도착했다. 이 날 처음으로 tailgating의 다른 의미를 알게 되었는데, 차 뒷문을 열고, 테이블과 의자를 펼쳐놓고, 거기서 바베큐와 음주를 즐기는 것이다. 미국은 풋볼같은 스포츠 경기 전 주차장에서 tailgate party 문화를 즐긴다. 근데, 이건 좀 여러 사람이 함께 와야 재미있겠더라. 지나갈 때마다 소시지/고기 굽는 냄새가 솔솔 풍겨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바리따씨와 나는 경기장에서 핫도그/맥주를 먹는 로망을 실현시키고자 입장을 서둘렀는데, 큰 가방 반입이 불가하다고 빠꾸(^^)줘서 엄청 화가 났다. 차에 가방을 놓고 오려면 왕복 30분 이상이 걸리는데 배는 고프고, 다리는 아프고, 경기 시간은 다가오고, 그 와중에 짐 맡기는 곳도 없고 말이다. 진작에 말을 해 주던가...(나중에 보니 표에 bag policy in effect 라고 아주 크게 적혀있었다)


경기시작

공짜표라고 아주 구석자리를 줬지만, 빈 자리가 많아서 모든 spot에서 관람을 즐겼다. 경기 룰은 정말 대충만 아는 나는, Uconn이 무슨 색깔 유니폼인지도 모른채 몇 분을 냅다 뛰는 것만 보고 있다가, 관중의 함성소리를 듣고 아 우리 팀이 지지리도 못하는 구나는 걸 알게 된다. 그러나 상대편도 잘 못하고, 홈구장 어드밴티지가 있었는지, 경기는 이겼다. 바리따씨는 담 날 수업에 가서 '경기 괜찮았지?' 라고 애들한테 말 걸었다가 냉정한 절레절레 반응만 얻고 왔다는... We won at least. 


Uconn Marching Band

2쿼터가 끝나고는 마칭밴드의 공연이 있었다. 이 또한 실수 남발의 허접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아마추어의 풋풋함이 있어서 보는 내내 즐겁기는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에 살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풋볼경기장은 아주. 흥미로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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