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놀이

커피 내려주는 남자

바리차 2016. 9. 12. 11:26

월요병에 걸려 턱수염이 까실까실한 채로 수업 준비를 하는 남편을 마주 보고 있자니 문득 이 사진이 떠올랐다. 지난 8월 맨하튼에 갔을 때 들른 커피집. Aeropress coffee를 차갑게 내려주는 곳이었다.  남편은 집에서 따라해 보겠다며 저렇게 멀뚱히 서서 커피 내리는 이의 손동작 하나하나를 유심히 체크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지금과는 다른. "뭔가에 흥미있어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집에서도 맛있는 커피를 자주 마신다.

내 남편의 마음 속에 들어 앉은 수많은 흥미를 응원한다. 그 중의 하나가 first job으로 이어진다면 무척이나 감사한 일이고, second job의 옵션이 무한하니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신이 나는 일일 것이다. 나는 남편의 흥미에 재를 뿌리지 않으면서, 그가 좀 더 잘 놀도록 함께 여유를 부리는 응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그보다 더 잘 노는 것이다. 적어도 노는 박사네의 이름값 정도는 하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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