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놀기

일본 간사이 지방 (12.25.2018 - 12.30.2018) 2부

바리따 2019. 1. 4. 16:57

12/28 금요일, 교토 첫날

신사이바시역 근처 스타벅스에서 아침으로 오늘의 커피와 햄 샌드위치를 먹었다. 주문을 받는 분의 밝고 명랑한 응대 덕에 기분이 좋아졌다.

한큐선을 타고 오사카에서 교토 가와라마치 역까지 가면서 바깥 구경을 했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과 잘 정돈된 근교가 계속 봐도 질리지 않았다.

교토는 처음이다 (바리차는 거의 십년만에 온다고 한다). 그래서 기대가 컸다. 아무래도 오사카보다 고즈넉할거란 생각을 갖고 가와라마치 역 바깥으로 나왔는데, 왠걸 못지않은 번화함이었다 (물론 역 근처만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쇼핑백을 양껏 들고 오가는 행인들을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숙소로 향했다. 교토에서는 Hotel Gracery Kyoto Sanjo North에 묵었는데, 편리한 위치에 있었고 깔끔했다.

짐을 맡기고 점심으로는 돈까스를 먹기로 결정했다. 전반부는 바리차가 안내를 했기 때문에, 후반부는 내가 지도(=구글맵을 켠 스마트폰)를 들고 어디갈지를 결정했다. 조금 검색을 하다가 숙소에서 멀지않아 있는 카츠쿠라 (Katsukura Sanjo 名代)에 갔다. 적당히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의 돈까스집이었다. 느낌으로 치자면, 30대 초중반 근처의 청년들이 깔끔한 캐주얼을 입고 부담스럽지 않은 격식을 차리고 싶을때 갈것같은 그런 식당이라고 해야하나. 돈까스집인만큼 가격에 대한 걱정은 좀 덜고 비교적 하이엔드 메뉴를 시키기로 결정하고 가장 높은 등급의 160g 짜리 히레까스를 시켰다. 바리차는 그 다음 등급의 130g 로스까스를 시켜서 비교를 하자고 했다. 우리에게는 적당한 양이었다. 대식가라고 자부하는 사람은 200g을 먹어도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닐 것 같다. 그래서 동네 일식 돈까스랑 얼마나 다르냐고? 글쎄, 다르긴 다른것 같다. 깔끔하고 부드러운 돈까스였다. 바리차와 나는 서로 자기가 시킨 것이 조금 더 맛있는것 같다고 판정했는데, 히레/로스의 차이인지 고기 종류의 차이인지는 명확하진 않다. 두번째 등급을 먹어도 크게 무리는 없을것 같다. 그럼 한국의 그럭저럭 한다고 하는 일식 돈까스 집이랑 비교하면? 모든 선입견을 배제하고 판단하면, 이게 더 맛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것 같다. 근데 그 가격 차이만큼? 그건 분명히 그렇다고는 못하겠다. 아, 난 정말 까탈스러운 사람인가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청수사 (기요미즈데라)로 가기위해 버스를 탔다. 구글맵을 이용해서 교토의 버스정류장을 잘 찾기는 좀 어려웠다. 시행착오 끝에 가와라마치 역 앞에서 청수사 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류장에서 일하시는 노인 두 분께서 줄을 세우고 안내를 해주셨다. 바리차와 공공부문에서 할만한 좋은 일자리 사업이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좀 기다리고 버스를 탔는데, 차가 너무 막혀서 걸어서 20분이면 갈 것을 버스타고 15분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수사에 가는 길목에 있는 가게들을 열심히 구경하고 시식을 받아먹으며 엄청난 행렬과 함께 걷다보니 청수사에 도착했다.

성수기 때는 더할텐데

청수사는 참 볼만하다. 비록 공사 때문에 주 건물의 많은 부분을 못봤지만, 왜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청수사에 들어서자 눈이 내렸는데, 참 멋진 광경이었다. 개인적으로 관광지에 가서 만족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여기는 올만하다 싶었다. 어느 한 건물이 독특하다기 보다는 안의 분위기와 전경이 참 좋았다.

꽃 필때, 단풍이 들때 참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교토는 성수기에 관광객이 많아 몸살을 앓고 있으니, 아마 사람들에 떠밀려 다니다보면 생각이 바뀌겠지). 소원을 이뤄준다는 물도 받아마시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니넨자카와 산넨자카를 구경하면서 기온거리로 돌아왔다. 날씨가 약간 추웠지만, 굴하지 않고 이런저런 샵들을 보면서 지루하게 걸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몇몇 사람들이 들고다니는 커피컵을 내가 알아보고, 교토에서 유명하다는 커피인 응커피 (% Arabica coffee, %가 응처럼 보여서 한국에서는 응커피라고 부른다) 를 마시기 위해 갔다. 가게는 매우 작았고 역시나 줄은 매우 길었다. 라떼가 유명하다고 해서 한잔을 테이크아웃해서 나눠 마셨다. 맛있었다. 근데 솔직히 난 라떼 맛을 잘 구분하지 못하겠다. 예컨대, 맛있는 라떼와 맛없는 라떼는 어느정도 느낄 수 있다. 근데 가게 A (예컨대, 오사카에서 마신 Streamer coffee)의 맛있는 라떼와 가게 B(응커피)의 맛있는 라떼를 구분할 수 있겠나 하면 글쎄올시다. 다음에는 그냥 커피를 마셔보고 싶다.

버스를 짧게 탄 후 기온 거리를 걸어서 가와라마치 역 근처로 돌아왔다. 길거리를 좀 돌아다니다보니 구제옷을 파는 샵들이 많이 보였다. 편차는 있었지만, 샵들의 규모도 상당히 크고 일본의 중고옷 시장이 크다는 얘기를 들어본적이 있어서 이곳저곳에 들어가 보았다. 남자 옷이 그리고 남자 손님들이 참 많은게 신기했다. 그렇게 열심히 구경을 하다보니 2nd street라는 샵에서 내가 평소 갖고 싶어하던 Barbour의 자켓 하나가 눈에 띄었다. 상태도 괜찮고 전 주인이 소매길이도 줄여놔서 사이즈도 잘맞아서 입었다가 벗었다가 고민을 한 후 바리차에게 검사를 맡았다. 그녀도 괜찮다고 했는데, 중고치고는 비싼 가격 때문에 몇번을 더 망설이다가 여행 기념품으로 생각하고 입으면서 그때 생각을 하기로 말도 안되는 합리화 과정을 거친 후에 구입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이 옷은 한국의 기후와 썩 잘 맞지도 않고 나에게 썩 잘 어울리는 옷은 아닌데, 그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하다보니 결국은 사게되고 말았다. (와하하)

실컷 구경을 마치고, 라멘을 먹을까 하고 근처의 "라멘 센노카제"로 갔는데 줄이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외국인이어서인지 별로 기다리고 싶지가 않은 마음이 들어 근처의 다른 식당을 찾아보기로 했다. 1부에서 얘기했던 들어갈 식당을 쉽게 못정하는 우리의 습성 덕택에 또 한시간 가량을 그냥 보내고 자포자기한 상태로 간단한 밥집에 들어가서 먹기로 결정하고 Yayoiken Kawaramachi Sanjo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자판기로 덮밥이나 찌개 등의 간단한 요리를 주문해서 먹는 저렴한 식당이었는데, 책을 보면서 혼자 밥을 먹는 일본인, 학생처럼 보이는 커플, 귀가길에 밥을 먹으러 온 아저씨 등이 편히 밥을 먹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됐다. 나는 스키야키 정식을 그리고 바리차는 찌개 정식을 시켰는데, 바리차의 찌개 정식은 일본 버전의 김치찌개였던것 같다. 편안한 기분을 느끼며 식사를 했고, 식사를 마치고는 또 편의점에 들러서 푸딩과 과자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갔다. 난 작년 한해동안 한손에 꼽을 정도로 푸딩을 먹었을 만큼 별로 푸딩에 관심이 없는데, 일본의 푸딩은 편의점에서 산 것인데도 참 맛있었다.

12/29 토요일, 교토 둘째날

여행을 와서보니 옛스러운 스타일의 카페가 많이 보였다. 교토 첫날에 다니다 보니 이노다 커피라는 곳이 보이길래 아침은 여기서 먹기로 결정하고 숙소 근처의 이노다 커피 본점으로 향했다. 혹시 본점을 찾는 분들은 주의할 것이, 본점과 아주 가까운 곳에 지점이 하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나는 주의깊게 보지 않았다가 본점이 아닌 지점으로 가서 추후 바리차에게 약 1분간 원성을 샀다.

커피와 아침 토스트 세트를 시켰다. 인스턴트 커피를 진하게 탄 맛의 커피가 나와서 설탕과 크림을 꽤나 넣어서 마셨다. 이것도 가끔 마시면 맛있다. 버터에 구운 토스트에 치즈와 딸기쨈을 발라서 양배추 및 계란 샐러드와 같이 먹었다. 음, 정말 일본스러운 아침식사다. 토요일 아침에 식사하러 나온 노인분들이 신문을 읽고, 손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 먹은 것들에 비교해서 가격이 꽤 높았지만 난 이런 경험에 쓰는 돈은 별로 아깝지가 않더라.

오늘의 주요 일정은 은각사와 금각사를 가는 것이었는데, 가볍게 몸을 풀기위해 먼저 니시키 시장으로 향했다.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시장이다보니 아무래도 주된 고객은 여행객들인것 같다. 또 여행객들에게 휩쓸려 다니면서 설렁설렁 구경을 했다. 구경을 마치고 버스를 타기위해 이동하는데, 11시 경의 이른 점심이라 그런지 유명 텐동 (튀김 덮밥) 집인 텐동 마키노(天丼まきの)에 줄이 길지 않아서 텐동을 먹기로 했다.

십오분가량 기다려서 들어갔던것 같다. 바리차는 기본 텐동을, 나는 장어가 들어간 텐동을, 그리고 느끼함을 해소할 조개탕과 생맥주를 한잔 시켰다. 결론부터 말하면, 맛이 없진 않다. 조개탕이 꼭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왜냐면 기본적으로 간이 다 되어있어서 조개탕이 조금 짜게 느껴졌다. 생맥주는 꼭 있어야한다, 없이는 너무 느끼하다 (맥주를 안마시는 경우에 대체품으로 조개탕을 시킬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강력하게 맥주를 추천한다). 간장이 살짝 섞인 밥과 튀김을 같이 먹는 음식인데, 튀김인데 당연히 맛있다. 다만 절반정도 먹고나면 급격히 느끼해진다. 난 느끼한것 못먹는데 하는 분들은 재고해보시길.

식사를 마치고나니 입에서 침 대신 기름이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자 이제 움직이자, 하면서 먼저 버스를 타고 은각사에 갔다. 은각사도 참 볼만한 곳이다. 들어가는 입구에 대나무들과, 모래를 이용한 정원장식, 다양한 이끼들, 예쁘게 정돈된 정원이 인상적이다. 사람이 많지 않다면 산책하기 참 좋은 곳일것 같다. 구경을 마치고 수로를 옆으로 두고 있는 철학의 길을 잠시 걸었다. 날씨가 좋을때 걸으면 참 좋을것 같았다. 꽃필때 또 올 수 있겠지?

길을 적당히 걸은 후에 버스를 타고 금각사로 향했다. 금각사 앞에 내렸더니 정말 관광객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여긴 별로였다. 금을 칠한듯한 사찰건물이 하나 있었고, 사람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큰 감흥은 없었다. 교토에 처음와본 가상의 나를 안내한다면 여기는 안올것 같다.

그렇게 실망감을 안고 금각사에서 나와 숙소 근처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찾았다. 찾기가 참 힘들었다. 줄이 길게 늘어선 버스정류장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발견하고 줄에 합류했는데, 추위에 떨면서 삼십분을 넘게 기다려도 원하는 버스가 오지 않았다. 결국 대충 타고 교토역으로 가서 갈아타기로 했다. 조금 기다리자 교토역에 가는 버스가 와서 탔는데, 다른 여행객들도 우르르 탔다. 다 우리같이 추우니까 일단 타고 갈아타기로 한걸까 아니면 우리가 맞는 버스를 탄걸까 하고 생각했다.

가와라마치역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저녁 식사를 할때가 됐다. 진작부터 느꼈는데, 이게 간사이 여행기인지 간사이 식사 후기인지 모르겠다. 뭐면 어떠랴. 아무튼 이 식사가 우리가 가장 많이 방황했던 식사였다. 우메다 루쿠아 지하에서 했던 식사를 생각하고 역 근처의 백화점들에 들어갔는데, 규모도 작고 영 마땅치가 않았다. 아- 이런건 먹기 싫다, 하다가, 아- 아무거나 먹자, 하다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햄버그스테이크를 먹고자 오래된 경양식집인 동양정으로 갔는데 대략 20팀 이상 기다리는 것을 보고 아주 쉽게 포기했다. 우린 이제 뭐먹지? 여행도 끝나가는데 잘먹고싶은데 마땅한데가 없다는 그런 처량함으로 또 마냥 걸었다.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어제 옷을 구입한 2nd street 앞에 있는 味乃家라는 오코노미야끼 집에 갔다. 첫번째로 갔을때는 만석이어서 들어가지 못했고, 30분을 더 헤매다가 어쩔 수 없이 돌아갔을때 들어갈 수 있었다. 여기도 그렇고 옆집도 그렇고, 여기는 오코노미야끼랑 국수만 판다고 주의를 주는 것이 신기했다. 어떤 여행객이 와서 왜 다른건 안되냐고 강짜라도 부렸던걸까? 아무튼 맛집인지는 모르겠고, 현지인들이 밥을 먹고 있어서 뭔가 안심이 됐다. 각 메뉴가 만원 근처여서 아낌없이 먹었다. 야끼우동, 오코노미야끼, 문어초무침, 숙주볶음, 오징어철판구이 등등. 잘먹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제법 큰 금액이 나왔다. 역시 티끌모아 태산. 추위에 떨어서 피곤했고, 환전해둔 엔화도 적당히 떨어져서 바로 숙소로 향했다. 여행 마지막 밤이었다. 쓰는 지금도 그 아쉬움이 느껴진다.

12/30 일요일, 집으로

아, 마지막 날. 아침 식사는 Tully's coffee에서 커피와 함께 팬케익을 먹었다. 이곳을 오기전에 스마트커피라는 곳에 갔으나, 줄이 서있길래 포기했다. 툴리스 커피는 그렇게 두드러지는 점 없는 체인 커피인데 (카페베네나 엔젤리너스 같은), 여기저기 있길래 한번 들어가봤다. 여행와서 마신 커피들이 모두 비교적 진하고 쓴맛이 강해서 이게 일본 커피의 특징인가 그런 생각을 했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후시미이나리 신사(여우신사)로 갔다. 일본스러운 주황색 신사기둥이 끝없이 이어지는 그런 광경을 볼 수 있는데, 볼만했다(입장료도 없다). 다만 볼건 그것 뿐이기 때문에, 완만한 산에서 가벼운 하이킹을 하는 기분으로 가야한다. 오래간만에 하이킹을 하는 기분을 느끼면서 즐겁게 루트를 걸었다. 여기는 비교적 한국인 여행객들이 적었던것 같다, 왠진 모르겠다. 루트를 끝까지 다 걸으면 2시간 정도라고 한다. 우리는 1시간 정도 걷고 내려와서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후시미이나리 역 근처 라멘집 Men Kou Bou Ren로 갔다. 우리는 둘다 츠케멘을 시켜서 먹었는데, 스파이시한 소스가 들어가지 않은 편이 더 맛있었다. 이렇게 이번 여행 마지막 식사를 했다, 크흑.

밥을 먹고 시간이 조금 남아서 가와라마치 역 근처로 와서 기념품을 샀다. Handkerchief bakery라는 곳에서 손수건 몇 장과 Hokusai graphic이라는 곳에서 부모님들 드릴 우산을 사고, 한번은 먹어야지 하고 벼르던 조랭이떡을 구운 듯한 길거리 음식을 사먹었다. 데라마치도리 아케이드에서 아웃도어 편집샵들을 구경하고, 시장에서 꽃도 보고 (여기 꽃은 왜이렇게 싸지?) 하다보니 어느덧 가야할 시간이 됐다. 우리 비행기는 간사이 공항에서 오후 7시 50분에 출발 예정이었는데, 교토에서 4시에 출발하니 특별히 남지 않게 거의 딱 맞춰서 도착할 수 있었다 (간사이 쓰루패스를 알차게 사용하기 위해 오사카 난바역에서 라피트를 타지 않고 공항 급행 열차를 탔다). 너무 딱 맞춰 도착해서 저녁을 스킵하고, 남은 엔화를 이용해 이런저런 과자들을 구입하고, 생맥주 하나를 사서 마시니 이제 떠날때가 됐다. 안녕. 또 보자.

후기

  1. 짐을 줄이는 여행을 하고자 카메라를 안챙겼더니 사진을 잘 안찍게되고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은 거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카메라는 꼭 챙겨 가야겠다. 그리고 여행하면서 메고다닐 가벼운 백팩도.

  2. 여행을 가서 맛집은 얼마나 가야할까? 소위 맛집을 간다고 기대를 하고가면 나의 높은 기대감이 충분히 충족되지 않아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그에 비해 현지인들이 그냥 식사를 하기위해 가는 식당에 가서 먹을 때는 그런 무거운 마음 없이 기쁘게 밥을 먹게 된다.

  3. 체중이 약 1.5kg 증가했다. 윽.

  4. 첫날 바리차가 돈키호테에서 열심히 물건을 담을 때, 디저트를 파는 구역에서 복숭아 모양의 큰 쿠키를 대략 6000원 가량을 주고 샀다. 나로써는 굉장히 특이해보이는 디저트를 구입해서 큰 기대감을 갖고 여행 막바지까지 먹지 않고 기다렸는데, 떠나기 하루 전에 먹기 위해서 포장지를 뜯다보니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인터넷을 열심히 찾아보니 먹는 것이 아니고 비누라고 한다. 아마 디저트와 코스메틱 용품의 경계에 있었던 모양이다. 바리차가 평생 놀릴거리가 하나 또 늘었다.

  5. 갈수록 여행하면서 유명한 관광지를 보는 것보다 그냥 쇼핑하고 밥먹고 하는 것이 즐거워진다. 이 지방은 그러기에 참 좋다.

  6. 5년 후의 행선지는 어디가 될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