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차씨 방

tax filing

바리차 2016. 3. 29. 12:07

유학 초년차 때는 텍스 파일링 하는 날이 반상회 같았다. 3월 말쯤 어딘가에 옹기종기 모여, 프린트 해 온 각종 텍스 form을 펼쳐놓고, 한줄 한줄. 이게 맞니 아니니 하며 몇 시간을 함께 보냈다. 니네 과는 우리 과보다 천불 적게 주니, 똑같이 적으면 안 된다고, federal과 state 주소 잘 보고 적으라고. 거꾸로 적지 말라고. 우표는 내가 가지고 있으니 그거 쓰라고. 어떤 해는 누구 아파트에 모이고, 어떤 해는 스타벅스에 모이고, 또 어떤 해는 도서관에 모여서. 이방인임을 서류분류로 또 한 번 확인받고 (U.S. Nonresident Alien Income Tax Return을 작성해야 한다), 어리버리 서로 위로도 격려도 하면서. 텍스 리턴이 나오면 우드버리 아울렛으로 한 번 떠 주자고 신나하면서.


작년부터 international student에게도 온라인으로 텍스 파일링 하는 사이트를 허용하면서 텍스 반상회는 사라졌다. 텍스 반상회 하면서 물어봤던 건 컴퓨터가 알아서 계산해 주면서 수고비를 챙겨간다.  행정처리를 끔찍히도 싫어하는 나는. 컴퓨터에게 주는 수고비 따위는 아깝지 않은데. 혼자 컴퓨터와 마주하고 있으니. 매년 만나던 텍스 반상회원들이 생각나서 잠깐 마음이 시큼했다.


그래도. 텍스 리턴은 빨리 해 주시옵소서. IRS 님들. 굽신굽신. 미리 땡겨 쓴 돈이 많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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