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공부

[Reference] 논문 좀 잘 써보자

바리차 2016. 5. 23. 00:15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느낀 것, 머릿 속에 떠오는 것을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쓴다'는 게 말로 하는 것만큼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그 때까지 소설을 써 본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어려운 기술입니다. 발상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나는 원고지와 만년필을 일단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만년필과 원고지가 눈앞에 있으면 아무래도 자세가 '문학적'이 되어버립니다. 그 대신 붙박이장에 넣어두었던 올리베티 영자 타자기를 꺼냈습니다. 그걸로 소설의 첫 부분을 시험삼아 영어로 써보기로 했습니다.... (중략)... 한정된 수의 단어를 구사해 한정된 수의 구문으로 글을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문장도 당연히 짧아집니다. 머릿 속에 아무리 복잡한 생각이 잔뜩 들어가 있어도 그걸 그대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어요. 내용을 가능한 한 심플한 단어로 바꾸고, 의도를 알기 쉽게 패러프레이즈 하고, 묘사에서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깎아내고, 전체를 콤팩트한 형태로 만들어 한정된 용기에 넣는 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몹시 조잡한 문장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그렇게 고생해가며 문장을 써 내려가는 동안에 점점 내 나름의 문장 리듬 같은 것이 생겨났습니다. ... (중략)... 설령 언어나 표현의 수가 한정적이어도 그걸 효과적으로 조합해내면 그 콤비네이션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감정표현, 의사표현은 제법 멋지게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중략)... 아무튼 그렇게 외국어로 글을 쓰는 효과의 재미를 발견하고 나름대로 문장의 리듬을 몸에 익히자 나는 영자 타자기를 붙박이장에 넣어버리고 다시 원고지와 만년필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 영어로 쓴 한 장 분량의 문장을 일본어로 '번역'했습니다. 번역이라고 해도 딱딱한 직역이 아니라 자유로운 이식에 가깝습니다. 그러자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일본어 문체가 나타났습니다. 이건 나만의 독자적인 문체이기도 합니다. 그 때 '아, 이런식으로 일본어를 쓰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야말로 새로운 시야가 활짝 열렸다고 할 만한 장면입니다..."


- 첫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탄생비화;
외국어로 논문을 쓴다는 것은...?


"장편소설을 쓸 경우,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매를 쓰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 있습니다...좀 더 쓰고 싶더라도 20매 정도에서 딱 멈추고, 오늘은 뭔가 좀 잘 안된다 싶어도 어떻든 노력해서 20매까지는 씁니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일을 할 때는 규칙성이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쓸 수 있을 때 그 기세를 몰아 많이 써버린다, 써지지 않을 때는 쉰다, 라는 것으로는 규칙성은 생기지 않습니다"


      - 장편소설 쓰기;

하루에 두 장이면 50일이면 논문초고가 완성되겠지...


비슷한 맥락에서 The 1-hour workday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53/63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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