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차씨 방

living in Barcelona: 잘 (해)먹기

바리차 2025. 8. 26. 04:58

바르셀로나에 정착한 지 딱 일주일이 되었다. 시차적응은 생각보다 빨리, 쉽게 끝냈다. 일주일동안 하루에 한 번 정도 지역 탐방(Gracia, Eixample, Sarria, el Born)을 위한 외출을 하고,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학교도 한 번 가 보고, 오늘은 관광객처럼 Sant Pau 병원을 보고 왔다. 그러나 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일은 역시. 장보기다.

처음 일주일은 지역 음식 사 먹어야지 싶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주식으로 먹을 것이 다양하지 않고, 무엇보다 외식을 할 때면 밥 시간 맞추기가 애매하다. 많은 식당이 점심은 1시가 넘어서야 슬슬 문을 열기 시작하고, 저녁은 설마 했는데 정말 9시 언저리에 먹는 것 같다. 시차 때문에 부지런해진 우리는 아침 8시 정도면 아침을 먹는다. 한국에서 11시 30분이면 점심을 먹으러 갔기 때문에(직장인의 국룰!) 그 즈음 배가 고프고, 그 때 나가서 먹으려면 선택지가 줄어든다. 또 스페인은 Menu Del Dia(오늘의 메뉴)라고 점심 코스(전식, 메인, 후식 + 음료)를 15~20유로에 파는 식당이 많은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요즘 먹는 양이 많이 줄었다) 후식까지 편하게 즐기기 어렵다. 코스를 먹고 온 날이면, 저녁을 먹기 싫던가 진짜 9시쯤 먹던가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더 자주) 해 먹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마존으로 밥솥을 바로 샀고(신기하게도 집 근처 그냥 서점에 아마존 딜리버리 픽업 존이 있었다),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아시안마켓에 가서 비비고 김치 한포기와 한국쌀을 1kg 샀다. 그리고 youtube로 스페인 요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Mercadona, Aldi, Ametller Origin, Condis 등등 다행히 집 근처에 각종 마트가 많아서 매일 마트에 갔다. 아직까지는 Mercadona 완승. 신선하고, 저렴하고, 종류도 많은 편이다.  

지난 주에 해 먹은 스페인 요리는 estofado de Ternera (스페인식 비프 스튜). (레시피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xGb6A4vj6k)  성공적인 첫 요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지 않았다. 이 요리의 킥은 훈제 파프리카(Pimentón de la Vera)였는데, 불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앞으로 토마토 베이스의 요리에는 MSG처럼 마구 넣어 먹어야지 싶었다. 

오늘은 대구해산물 요리를 하려고 장을 봐 왔다. 조금 피곤하니 내일 저녁으로 먹기로 하고. 조만간 오늘의 메뉴 카테고리를 활성화 시켜야겠다. 음식 재료 스페인어(까딸란) 공부도 열심히!

마트 입구에는 직접 가져온 장바구니/카트를 보관할 수 있는 락커가 있다. 대부분 동네 마트를 걸어서 다니는 이 곳 사람들에게 필수품이다.

 

냉장고가 작아서 재료는 그 때 그 때 먹을 것을 사야 한다. 일주일 만에 나름 재료의 구색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