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6개월 살기(25.8~26.2)

living in Barcelona: la Diada 까탈루냐 국경일

바리차 2025. 9. 12. 05:48

9월 11일. 오늘은 la Diada라고 불리는 까탈루냐 국경일이다. 이 날은 1714년 9월 11일, 스페인 펠리페 5세가 바르셀로나를 함락시켰을 때 항전했던 카탈루냐인들을 기념하고, 카탈루냐의 독립을 기원하는 날이라고 한다. 기념 행사와 행진, 공연 등이 열린다고 하여 3시쯤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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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베이커리 가게에 까탈루냐 국기(빨강/노랑 줄)로 장식된 빵이 많았다.

가는 길에 Fossar de les Moreres에 들렀다. 이 광장은 바르셀로나 포위 공격 이후 도시를 수호했던 병사들이 묻힌 묘지 위에 건설된 상징적인 장소라고 한다. 빨간 기념 조형물 아래 병사들을 추모하는 꽃들이 많이 놓여 있었고,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조형물 끝부분엔 그들을 기리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다. 

Fossar de les Moreres에 모인 사람들

오후 5시 14분부터 Pla de palau에서 행진이 시작될 거라고 했다. 왜 하필 14분? 했더니 17시 14분. 1714년을 기념하기 위한 거란다. 30분쯤 일찍 도착한 우리는 마침 행진을 준비하던 무리가 신명나게 북을 치며 공연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시위대 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공연팀

시위대는 우리나라의 행진과 비교하면 매우 조용한 편이었다. 간혹 독립 구호를 산발적으로 외치고 국가를 부르는 듯 했지만 행진을 주도하는 주최가 없는 듯 그게 그렇게 조직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14분이 되어도 행진은 하지 않았다.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으로 잡아놓고, 이 나라는 도대체가 제 시간을 지키지 않아. -.-;;

젋은 이들로 구성된 시위대
까탈루냐 대형 국기를 흔들며 국가를 불렀다.

시위대 중간에 껴서 행진을 할까 하다가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보기로 했다.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많은 독립 지지자들이 있었지만 특히 노인들이 시위에 많이 나온 것이 인상적이었다. 조금 돌아서 행진이 끝나는 람블라스 거리에 먼저 도착해서 행사 무대 근처에 자리를 잡았는데, 옆에 있던 할머니가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해 주었다. 바리따씨가 맨 캔버스백(쇼핑백이었는데 Seoul이 적혀있었다)을 보고 한국인인 걸 알았단다. 이 시위를 의미를 아냐고 하길래 안다고 했더니 참여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까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예요.

딱히 어떤 입장을 가지고 행진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바르셀로나에 (아주조금) 살다보니 그들이 가진 독립적인 언어, 문화에 조금 익숙해지기도 해서 독립을 원하는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연설을 들으려고 하다가 도저히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어 먼저 자리를 떴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유명한 민중가요 가수이자 전 까탈루냐 의원이었던 lluis llach라고 한다. 바리차씨가 찾아준 노래 L'estaca로 오늘의 여운을 길게 남기련다.   

https://www.youtube.com/watch?v=aX4eZ1fpYwA&list=RDaX4eZ1fpYwA&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