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구하기 전 우리가 잠시 머무르는 곳은 Gracia 지구에 있지만 정확히는 Horta-Guinardo 지역이다. 걸어서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까지는 15분, 구엘공원까지는 20분 정도 걸린다. 아직 구엘공원은 안 가봤지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구엘공원에 걸어서 가면 지금 집을 거쳐서 갈 수 있다. 그런데 점점 가파른 오르막길이라 내려가긴 쉬워도 올라오긴 쉽지 않다.
어제는 지난 번 낮에 올랐던 Parc de Guinardo에 가서 야경을 봤다. 여기엔 바르셀로나 5대 야경 스팟으로 꼽히는 벙커가 있는데 해가 지는 시각에 벙커는 문을 닫는다. 그래도 벙커 근처까지 가서 야경을 볼 수 있다기에 저녁을 먹고 공원으로 등산(!)을 갔다.
벙커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관광객과 연인들이다. 바르셀로나 그 어디에서보다 영어가 많이 들리고,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싱그러운 연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참고로 바르셀로나에는 눈에 띄게 높은 건물이 몇 개 없다.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과 왼쪽에 파랑빨강 조명이 들어와 있는 torre glories가 눈에 들어오는 정도다.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가우디는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을 몬주익 언덕보다 낮게 설계했는데, 인간이 하나님이 만든 것을 넘보면 안 된다는 의도라고 한다.
지난 주에는 몬주익 언덕에 있는 Joan Miro 미술관에 가서 낮의 전경을 봤다. 평화로웠다. 미로의 작품은 심오해서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 저 자리에 누워서는 이 공간이 좋아서 한 번 더 올 생각이 들겠군 싶었다.
이렇게 바르셀로나에서의 2주차가 지나간다. 내일은 9월이고, 이제 정말 관광이 아닌 일상의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야경은 돌아가기 전에 한 번 정도 더 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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